올해 대한민국 아까시꿀 작황 최악 우려… 잦은 비바람에 생산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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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한민국 아까시꿀 작황
최악 우려…잦은 비바람에 생산 차질HONEY NEWS
연휴 기간 강한 비바람으로 꿀 생산 타격
민관합동 조사단이 중부권역 아까시꿀 작황 예측을 위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가운데, 올해 벌꿀 생산량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돼 양봉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까시꿀 유밀기를 맞은 지난 4월 말, 전국 이동양봉 농가들은 기대를 안고 남부권역의 이동양봉장으로 향했으나, 5월 5~7일 연휴 동안 내린 강한 비바람으로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하늘도 참 도움이 안되네요, 그동안 우리 양봉농가가 대체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길래 매년 이처럼 시련만 남겨주는 건지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원망해 볼 뿐입니다,” 라고 지난 10일 충남 천안과 세종시 일원 양봉장에서 만난 한 양봉인이 토로했다.
3일간 지속된 강우로 만개한 아까시나무 꽃들은 일조량 부족과 저온 현상이 겹쳐 꽃이 누렇게 마르고 꽃잎이 떨어지면서 벌꿀 작황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부 농가, 1차지서 채밀 한 번도 못하고 2차지로 이동
기상 상황이 악화되자 일부 농가들은 1차지인 남부권역에서 한 번도 벌꿀을 채밀하지 못한 채 서둘러 2차지인 중부권으로 이동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적으로 나타난 아까시나무꽃 동시 개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차지인 중부권역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전국적으로 내린 강우로 농가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봉군 당 평균 생산량 14~15kg으로 저조
현재까지 아까시꿀 생산량을 종합해보면 벌무리(봉군) 당 평균 꿀 생산량은 14~15kg(계상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까시나무꽃 개화는 양호했으나, 기후 영향으로 생산량이 매우 저조한 결과다.
양봉산업발전협의회 민관합동 현장 조사단은 남부권역 27곳 양봉농가에 대한 조사 결과, 꿀벌 증식 상황은 지난해와 비슷한 안정적 수준이나, 일부 농가에서 꿀벌응애와 부저병이 확인됐지만 꿀벌 생육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양봉농가들이 월동 이후 봄벌 증식 기간에 꿀벌응애 방역 수칙을 잘 지켜 적극적으로 방제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양봉산업, 존폐위기 갈림길에 서 있어”
한국양봉협회 관계자는 “최근 작황을 종합하면 이상기후로 인한 잦은 비와 저온 현상으로 아까시나무꽃에서 정상적인 유밀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앞으로 남은 3차지 상황도 지켜봐야 하지만, 올해 벌꿀 작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양봉농협 조합장은 “우리 양봉산업이 존폐위기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최고의 경쟁력은 고품질 벌꿀 생산과 안정적인 꿀샘식물(밀원수) 확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우산업이 ‘한우등급제’로 위기를 극복한 선례가 있는 만큼, 양봉산업도 ‘벌꿀등급제’ 의무화 추진을 비롯해 ‘양봉직불제’와 ‘밀원수직불제’가 관철될 수 있도록 업계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진청, 양봉산업 안정화 방안 추진 중
한편 농촌진흥청은 고품질 꿀 생산 및 안정 사육 기반 확립을 위해 ‘꿀벌자원 육성 사업(9개소)’과 꿀벌 월동 관리 강화 및 디지털 감지기(센서) 등 관련 장비를 이용한 ‘스마트 사육환경 관리 기술 사업(15개소)’을 추진 중이다.
농업진흥청 관계자는 “이번 현장 조사 결과와 벌통에 설치한 위치확인시스템(GPS) 자료를 기준으로 꿀벌 증식과 아까시나무 개화 현황, 아까시꿀 생산량 등을 분석해 양봉산업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